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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임 기록 5 - 시험관 권유 및 전원 결정
    난임기록 2025. 6. 26. 13:41

    10월 14일 D영상의학과에서 촬영한 조영술 결과 필름을 가지고 10월 19일 아침일찍 H병원을 찾았다. 이 날은 남편의 정자 검사일이기도 했던 것 같다.


    결과지를 본 주치의 선생님은 예상대로 자궁 기형이 맞다고 말씀하셨다. 이럴 경우, 남편의 정자에 문제가 없다면 인공수정이 아니라 시험관 시술을 해야할 것 같다고 권유해주셨다. 나는 왼쪽 자궁과 나팔관이 없는 상태인데, 과배란을 유도해서 배란이 되기를 기다린다고 하더라도 어느쪽 난소에서 난자가 나올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인공수정은 효율적이지 못한 것 같다고 알려주셨다. 양쪽 난소에서 배란되는게 퐁당퐁당 번갈아가면서 나오는게 아니라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또, 자궁이 작기 때문에 다태아가 임신되는 경우를 막아야하는데, 인공수정의 경우 다태아의 가능성이 발생할 수 있기도해서 단태아로 임신할 수 있도록 시험관 시술이 적합할 것 같다는 의견을 주셨다.


    그때나 지금이나 직장이 서울이기 때문에 병원 진료를 주로 토요일에 잡고 1-2주 간격으로 진료를 보고 있던 시기였다. 이전에도 생리 시작하고 3일 이내에 와야한다고 했던 적이 있었던 것 같아 (병원에서 3일 이내에 오라고했지만 내가 임신 지금 안해도 되니까 토요일에 가겠다고 조율했던 것 같기도) 지금처럼 1-2주에 한번씩 주말만 와도 가능한건지 물어봤다. 당연히 안된다고 했다. 주사를 맞기 시작하면 2-3일에 한번은 와야한다고 했다. 시험관 시술할 때 이렇게 자주 와야하는 줄은 아예 몰랐다. 주위에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내가 비교적 난임 시술을 하기엔 젊은 나이라 주위에 많이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쨋든, 정자 검사 결과를 기다리면서 조금 더 생각해보겠노라고 하고 진료실을 나왔다. 병원에서 난임치료를 위한 진단서를 발행해서 줄 수 있다고 했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라 회사에도 양해를 구해야했다. 일주일에 최소 2번은 병원을 가는 일이 생길 수 있다는건데, 회사와 조율이 필요한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왜 지금껏 아무도 내 자궁의 모양이 기형이라는걸 모를 수 있었을지 궁금했다. 지금까지 그렇게 많은 초음파 촬영을 했는데 아무도 몰랐는데요? 왜죠?
    정확한 사정은 알 수 없지만, 난임 시술을 준비하지 않는 이상 이렇게까지 자궁을 면밀하게 보는 경우가 드물기도 하다고 했다. 또, 난임센터의 경우는 다양한 자궁의 모양을 보고 연구하기 때문에 특이한 자궁을 확인했을 때 자궁 기형까지 의심해볼 수 도 있다고 했다. 케이스가 많다는 것이 이런 의미에서 중요하기도 하구나 라고 생각했던 지점이었다. 건강검진과 같은 상황에서도 의료진이 집중하는 것은 특이한 모양, 특히 암으로 의심되는 조직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궁의 모양까지는 고려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설명해주셨다.


    남편은 일단 시험관을 시도해보자고 했다. 나도 어차피 임신과 출산을 결정했다면 미룰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한가지 문제는 지금 병원이 내가 주로 거주하는 서울에서 너무 멀고 2-3일에 한번씩 병원을 방문하기엔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 남편은 내가 편한 방법대로 선택하라고 말해주었고, 서울 강남의 C병원으로 옮겨보자고 결정했다. 단순히 난임치료로 제일 많이 거론되는 곳이기 때문에.


    11월 2일, 남편의 정자검사 결과를 듣기 위해서 H병원에 다시 방문했고, 결과는 정상이었다. 슈퍼 정자는 아니지만 모든 수치가 정상 기준치와 같은 수준이었다. 시험관은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아무래도 거리상 대구에서 계속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 서울로 옮겨보고 싶다고 이야기했고, 병원에서는 흔쾌히 필요한 검사 결과지를 모두 발급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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