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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임 기록 4 - 인공수정 권유 그리고 단각자궁, 자궁기형
    난임기록 2025. 6. 26. 12:31

    10월 5일 토요일 아침. 또 진료 접수와 동시에 병원에 도착하는 나. 
    초음파 결과 경구투여약 정도로는 난소가 미동도 없다. 어차피 배란이 안될 것 같으니 편한 때에 조영술을 하고 결과를 가져와달라고 했다. 그리고 이 날 처음으로 배주사 배란촉진제(IVF-M HP 주사)를 처방받아 왔던 것 같다. 사진이 남아있는 걸 보니.
     
    10월 14일 월요일 아침. 배란 반응이 있는지 보러 또 오라고 했나 보다. 아침 일찍부터 또 병원을 간 것 같다. 기록에 의하면 이 날 H병원에서 처음으로 인공수정을 권유했다. 아직도 배란 반응이 없고 지금보다 더 높은 용량으로, 더 자주 맞게된다면 인공수정을 위한 과배란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 주 토요일에 남편과 함께 방문해서 정자검사를 하고 인공수정을 진행할지 결정해보자고 했다.


    그리고 같은 날 오전 10시 반, 대구 범어동에 위치한 D영상의학과에 조영술을 하러 방문했다. 남자 원장님이 아주 순식간에 해주셨던 걸로 기억난다. 약이 들어오는 때는 조금 울렁거린 것 같고, 기구가 들어올 때 으악! 하긴 했지만 검사 자체는 금방 끝났다. 그리고 결과는 자궁 기형. 엄마 배 안에서 내 기관들이 만들어질 때부터 왼쪽 자궁이 만들어지지 않은거라고 했다. 알고있느냐며.
     
    알고 있을 리가.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그동안 생리가 불규칙해 병원을 몇 번이나 다녔는데? 무월경이 길어진 적이 있어 수도권의 큰 산부인과에서 종합검사를 받은 적도 있고, 건강검진도 이미 수차례나 하복부 초음파를 찍어왔다. 가임력 검사를 하기 몇 달 전에도 무월경으로 질초음파 검사를 이미 한 이후였다. 그래도 아무도 나에게 자궁의 모양이 이상하다는 말도 한번 한 적이 없었다. 아니 그럼 지금까지 내가 한 검사는 다 무엇이란 말인가? 약간의 배신감도 느껴졌던 것 같다.


    미리 이야기를 하자면 강남의 C병원으로 전원 후 단각자궁의 경우 MRI 촬영이 필요하다는 주치의 교수의 의견으로 MRI까지 촬영했다. C병원은 영상의학과가 함께 있어서 다른 병원을 가지 않고 병원 내에서 MRI 촬영까지 가능했다. (예약은 다시 해야 했지만..)
    여러 자궁 기형에 대한 정보는 차병원 뉴스룸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더 찾아본 내용으로는 태아가 발달하는 시기에 자궁이 발달하는 시기와 신장이나 요도 같은 기관의 발달 시기가 같기 때문에 단각자궁의 경우 하복부, 골반 MRI 촬영을 통해서 다른 기관은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https://news.chamc.co.kr/medical/InfertilityView.cha?idx=5952

    차병원 뉴스룸

    자궁기형, 임신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news.chamc.co.kr


    남편에게도 말하기가 미안하기도 했다. '미리 알았다면'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어쩔 수 없는 배신감 같은걸 느끼지는 않을까? 
    다행히 남편은 어쩔 수 없지, 병원에서 방법을 찾아주겠지, 욕심내지 말고 천천히 해보자 라며 담담하게 받아들여줬다. 정말 고마웠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도 남편은 조바심을 내거나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말도 한 적이 없다. 오히려 그런 작은 말도 부담이 될까봐 말하지 않는 것 같았다. 대신 내가 이번에 잘되면 좋겠는데~ 라는 말을 하면 남편은 그저 그렇지~ 정도로 호응만 해줄 뿐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남편이 참 고맙다. 이번 주말에 만나면 짜증내지 않고 잘 지내줘야지. 맛있는 것도 많이 사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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