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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기록 23 - 난자는 17개, 동결배아는 1개난임기록 2026. 5. 15. 14:32
지난 난자 채취 이후 체력 회복도 필요했고, 회사 일도 바빠서 기록이 미뤄졌다. 오늘은 일정도 바쁘지 않고 더 이상 미루면 기억이 나지 않을 것 같아 기록해보려고 한다.
4/17 금요일에 초음파 상에서 난포가 거의 자라지 않아, 마치 열심히 공부해서 기대에 부풀어 시험을 쳤지만 9등급을 마주한 학생의 기분이 된 것 같았다.
조금 더 지켜보자는 교수님의 말에 4/21 화요일 조기 진료로 대진을 받았는데, 대진이 아니라 어떻게 해서든 주치의 교수님을 만났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 만큼 난포가 많이 자라있었다. 15mm의 난포가 꽤 보였었고 곧 채취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만난 교수님은 담당 주치의 교수님과 채취일정을 잡아야하니 23일 목요일에 한번 더 와야한다며 예약을 잡아주셨다.
토요일 혹은 월요일에 채취를 해야할 것 같다고도 하셔서 남편에게 전화로 이야기를 했더니, 자기는 토요일이 더 좋단다😒 난자 채취한게 하루이틀 일도 아닌데 아직도 뭐가 뭔지를 모르나 싶어서 화가 났다. 이전 주기에서도 교수님이 예상 일자를 알려주셨었는데, 그때도 남편이 자기는 몇일은 안좋고 몇일이 좋겠다고 답해서 크게 화를 냈었다. 내가 남편에게 교수님의 예상일자를 공유하는건 그 중에 어느 날을 당신이 고를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 중 어느 날이 될 수 있으니 어떤 날이 되든 당신의 상황을 준비해두라는 의미라고,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충분히 설명도 했었다. 그 때 돌아온 답변은 '내가 어느 날은 불편하다고도 말 못해?' 였다. 나라고 그 모든 날이 좋을까? 나라고 회사에 상황 설명하고 미리 일정을 빼야하는게 없니? 나는 놀면서 병원 다녀? 라며 싸웠던 기억이 생생한데.. 또 자기는 토요일이 좋다니... 몰려오는 짜증에 답을 하지 않았더니 아차 싶었던지 자기가 어느 날이 되든 맞추겠다고 했다. 그래도 이렇게 작은 단계라도 발전하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23일 목요일 진료를 보러 갔을 때가 생리 12일차 였고, 난포는 확연히 커져서 20mm에 육박한 난포도 있었다. 자궁내벽은 8mm 정도였다. 초음파를 보자마자 25일 토요일에 난자 채취를 하겠군 생각했고, 교수님도 토요일에 채취를 하면 되겠다며 데카펩틸 3개와 항생제를 처방해주셨다.
교수님 진료를 마치고 진료실 간호사 선생님이 채취 후 5/6에 방문하라고 했다. 5월 연휴 직후에 또 연차를 쓰고 병원을 방문하는게 조금 부담스러워서 날짜를 당길 수는 없냐고 했는데 그 전에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방문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하셨다.이전 주기에서 난자채취 직전엔 채취 전까지 배가 너무 빵빵하게 부풀고 가스가 차는 느낌에 불편했었는데, 이번엔 그렇게까지 힘들진 않았다. 변비 기운이 있어서 식이섬유를 충분히 먹으려고 노력했고, 최대한 걸어서 다니려고하면서 장 때문에 난자를 채취 못하는 일이 없도록 준비했다.
채취하는 당일 오전10시까지 병원에 갔는데, 11시를 조금 넘어서 수술실에 들어갔고 눈을 떴을 땐 12시 쯤이었다. 수술실 간호사 선생님이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깼는데, 몸을 일으키려고 하자 머리가 어지러웠다. 출혈은 거의 없었다고 했고 혈압은 정상이었다. 난자는 17개가 채취되었고, 복수가 찰 위험이 있으니 이온음료를 하루 1리터씩은 마셔달라고 했다. 추가로 처방된 약에 대한 설명도 덧붙여주셨다. 이전에 채취할 땐 이렇게까지 복수에 대한 언급이 없었는데 이번엔 뭔가 달랐는지 여쭸는데, 이번엔 채취하면서 배를 많이 압박한 것 같고 초음파 상으로도 복수가 찰 위험이 있어 보여서 미리 예방하려고 한다고 친절하고 따뜻한 말투로 말씀해주셨다. 괜히 마음이 따뜻해 지는 기분.. 또, 복수가 차지 않았는지 확인을 해야하니 4/30 목요일에 외래 방문을 해달라고 했다.

충분히 쉬고 나왔지만 역시 컨디션이 좋지는 않아서 곧바로 서울집으로 돌아와 남편과 점심을 먹었고, 그 주말은 내내 잠만 자며 보낸 것 같다. 월요일까지도 컨디션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지만 꽤 괜찮아졌었고 4/30 목요일 쯤엔 소화가 조금 안되는 느낌만 남아있고 회복은 거의 완료된 상태였다. 초음파로 봤을 때 난소에 물혹이 간간히 있는 정도였지만, 이전 주기와 비슷해보여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교수님께서도 지금 상황에서는 크게 문제가 없어보이고, 17개 난자 중 16개가 수정에 성공했고 5일 배아가 이미 1개 나온 상황이라고 설명해주셨다. 이미 이전 주기에서 동결한 배아가 2개가 있고, 추가로 1개 정도는 동결배아가 더 나올 예정이니 첫째만 계획한다면 이식을 한번 해봐도 좋을 것 같고, 둘째나 셋째 계획이 있다면 생리를 한번 더 하고 난자채취를 한번 더 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이식을 할 계획이라면 생리 시작 후 2~3일 이내에 와달라고 말씀하셨다.
이런 상황이라면 내가 처음 일정을 당길 수 없는지 물어봤을 때 진료실 간호사 선생님이 그렇게 단호하게 일정 변경이 안된다고 할 필요가 있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분도 내 진료 일정이 복수 때문에 당겨질지, 또 그때 이미 5일 배아가 만들어질지 알 수 없었겠지만, 단호하게 답변할 만큼 병원 프로세스나 프로토콜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거나 확인할 필요도 없을 만큼의 일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왜 그렇게 대응하셨는지 모르겠다. 이전 주기에서도 채취 후 진료 일정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했었고, 교수님과 확인 후에 일정이 변경된 적이 있었기 때문에 교수님과 일정 확인도 없이 그 자리에서 일정 변경이 거절된 것은 아직도 조금 의아하다.

최종 동결배아 결과는 5/4에 문자로 받았고, 동결 갯수는 5일 배양 1개였다. 사실 16개가 수정이 됐다고 하셨어서 조금 기대했는데,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동결 결과여서 씁쓸하기도 했다. 둘째 계획이 있긴하지만, 첫째를 출산하고 나서 서울에 계속 있을 수 있는지 아직 확실하지 않고, 높은 확률로 대구에서 둘째 시험관을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 끝에 이번엔 이식을 하기로 결정하고 생리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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