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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임기록 39 - 놀라움의 연속, 청도 부야한의원 방문
    난임기록 2026. 8. 16. 18:36

    계류유산 이후 다음 시험관 주기를 준비하면서 한의원에 한번 다녀와볼까 싶었다. 전반적으로 반응이 떨어지고 겨우 얻어낸 난자의 질도 나쁘다고 하니, 한약이 부스터 역할을 해줄 수 있을까 싶었다. 최근 남편의 일도 있고해서 함께 한의원을 방문해보자고 했다.
    처음 고려했던 곳은 엄마의 추천으로 의령의 인제한의원이었는데, 주말은 토요일 오전 진료만 있어서 주말만 갈 수 있는 우리 부부에게 일정 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경주의 대추밭백병원도 유명하지만 마찬가지로 우리 일정을 맞추기가 쉽지않았고, 9월까지 이미 예약이 마감되어있어서 유산 회복기에 도움받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카카오맵] 부야한의원 https://kko.to/uisEl1d5ox

    부야한의원

    경북 청도군 청도읍 가마실길 1 (청도읍 부야리)

    applink.map.kakao.com

    그렇게 찾은 한의원은 청도의 부야한의원이다. 수요일을 제외하고 모든 요일을 정상진료한다고 했다. 이렇게 구불구불 촌구석으로 들어가는데 이렇게 큰 한의원이 있다고? 싶었다. 인터넷으로 찾아봤을 때, 성장기 아이들 보약 짓는 곳으로 유명한 것 같았는데 그래서인지 병원에 아이들도 꽤 있었다.
    요즘 신식 병원들처럼 잘 정돈된 분위기보다는 어수선하고 조금 낡은 느낌이 들긴했다. 그치만 조금 신기했달까, 아니면 어르신들 맞춤이랄까, 접수하는 곳 외에는 내가 대기실에 그저 앉아있기만해도 직원분들이 와서 모든걸 도와주셨다. 나는 따로 예약없이 방문했는데, 접수 후에 대기실 소파에 앉아 있으니 직원분이 나를 찾아와서 문진표를 함께 작성했고, 이후에도 진료 순서가 왔을 때도 직원분이 내 이름을 부르며 찾아서 진료실까지 안내해주셨다. 진료와 침, 부황까지 마친 후에도 대기실에 앉아있으면 직원분이 찾아와서 보약 복용법과 결제를 함께 도와주신다. 이런 시스템은 진짜 처음봐서 신기하기도했고, 무작정 기다리기만 해야하는 서울의 병원과 비교해보니 너무 따스한 배려같았다.


    접수할 때 난임 잘 보는 원장님으로 배정해달라고 말씀드렸는데 김하연 원장님을 배정해주셨다.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대기는 그리 길지 않았고, 대기실에 준비된 떡과 간식을 먹으며 기다리니 금방 차례가 왔다. 진료실에서 진맥을 하시고 여러 질문(잠은 잘 자는지, 운동은 어느정도로 하는지, 변비나 배변장애는 없는지 등) 하시고는 내가 소양인이라고 말씀해주셨다. 특히 열이 위로 오르면서 상체에 발달하고 아래로 내려가지 않으니, 달리기와 하체 운동을 추천한다고 하셨다. 남편도 마찬가지로 소양인이라고 하셨다. 매운 음식이나 닭고기, 꿀, 각종 삼 종류는 몸을 더 뜨거워지게 하기 때문에 자주 먹지 말라고 하셨다.
    남편과 나에게 처방될 약은 보약이기 때문에 먹고나서 불편함이 느껴지면 안된다고 하셨다. 나는 지금 잠도 잘 자고, 배변도 문제없고, 찬 음료도 자주 먹지 않는 등 생활에 큰 문제가 없어서 약을 먹더라도 그 효과가 바로 나타나거나 느껴지지 않을 수는 있다며, 그래도 아침에 일어났을 때나 일과 중에 몸이 편하고 가벼운지 느껴보라고 하셨다. 또, 보통 보약은 2개월 정도 먹고나면 휴약기가 필요한데, 내가 먹을 약은 휴약기 없이 쭉 먹을 수 있는 약이라 최소 3개월 정도는 먹어주는 것이 좋다고 하셨다. 기운이 약하고 임신을 하게 되더라도 유지가 어려울 수 있으니 임신을 하더라도 약을 계속 먹는 것이 좋겠다고도 해주셨다. 특히 임신에는 몸과 마음이 편안해야하니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해주셨다. 침과 부황 처방도 있었는데, 몸을 편하게 하는 효과가 있으니 자주 와서 맞을 수 있으면 좋다고 하셨다.

    남편과 나 각각 보름치 약을 처방 받았고, 진료비와 약값을 합쳐서 289,400원이 나왔다. 이 중 12만원은 남은 임산부 바우처로 계산했다. 나는 하루 3번씩이고 남편은 하루 2번씩인데, 조금 비싼 영양제를 매일 먹는다고 생각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약을 먹는 것을 까먹었다면 한번에 2포를 먹어도 되지만, 임신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생활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약도 규칙적으로 일정한 시간대에 먹는 것이 좋다고 하셨다.

    처음 병원을 방문했고, 10만원 이상의 약을 처방받았기 때문에 서비스로 기상나팔 흑염소액을 추가해주신다고 했고, 또 선물로 판매하는 약 중에 한 종류를 한박스 주신다고 하셨다. 우리 모두에게 기상나팔을 추천해주신다고 하셔서 각각 5팩짜리 한박스를 받았다. 복숭아와 옥수수도 한봉지씩 주셔서 (약간 마을회관 바이브ㅋㅋㅋ) 정작 처방받은 약은 받지도 않았는데 짐이 한가득이었다.

    위치 설명 마저 낭만이다. 시냇물 건너 빨간 지붕이라니.

    모든 진료를 마친 후 점심시간이 되어서 병원 앞에 있는 착한 백반에서 식사를 했다. 한의원 운영시간 동안 운영하는 식당인 것 같다. 넓고 깔끔한 공간이었는데 음식도 정갈하고 가격도 너무 저렴해서 감동일 지경이었다. 물론 위치도 그렇고 모든게 셀프서비스라는 것은 감안해야하지만, 그렇다해도 이 구성이 5천원? 부야한의원에 온다면 꼭 와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병원을 다녀와서 알고보니 내 친한 친구가 이 곳에서 일한적이 있다고 했다. 코로나 전에 일을 했다고 했으니 7-8년 전의 일인데, 친구에게도 나쁜 기억이 아니었는지 병원 분위기도 좋고 밥도 맛있지 않냐며 좋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한의원 방문 겸 남편과 오랜만에 데이트를 했다. 병원 가는 길에 청도 온천에 들러서 아침에 목욕도 하고, 병원에서 나와서는 커피명가에서 커피도 마시고, 청도읍성 쪽 꽃 구경도 했다. 하루종일 비가 와서 날씨는 별로였지만 재밌고 마음이 편안한 하루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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